현대인들은 적절한 수면을 취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일정 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면 우리의 건강을 더욱 증진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밤에 수면을 취하는 것은 기억력을 강화하고, 우리의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지 않도록 조절해 주며, 인지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어 있거나 수면 방해를 받는 것이 장기화되면 심각한 수준으로 신체와 정신에 악영향을 받게 됩니다. 장기간 수면 부족으로 인해 가장 눈에 띄게 영향을 받는 것은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 기억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 수면 부족이 뇌에 끼치는 영향, 수면 부족으로 인한 기억력 문제를 예방하고 기억을 회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수면과 기억의 상관관계
불면증이 있는 것은 아닌데 업무적 특성으로 인해 수면 시간이 평균보다 부족하거나, 잠귀가 밝아 자는 중에도 수시로 깨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거나 불면증으로 고생을 하는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기억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가질 것입니다. 이는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기억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억을 오래 한다는 것은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이 과정은 주로 수면을 하는 중에 특히 수면 주기의 특정 단계에서 발생을 합니다. 우리가 자는 동안에도 뇌는 아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하루 동안 수집한 정보를 처리하고 정리하는 과정은 수면을 취할 때 일어납니다. 수면 단계에는 비급속 안구 운동 수면(수면 중에 안구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써 깊은 잠을 자는 모습을 보임)과 급속 안구 운동 수면(잠을 자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눈꺼풀이 수시로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음)을 포함하고, 각 단계는 기억을 강화하는 데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합니다. 비급속 안구 운동 수면 상태에 접어들면 시험공부를 할 때와 같이 우리가 의식적으로 기억하려고 하는 사실이나, 정보 등을 포함하는 기억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급속 안구 수면 상태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방법과 같은 절차적인 기억을 할 수 있게 만듭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이러한 중요한 단계가 중단되어 뇌는 하루 동안 얻은 정보를 통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어 새로운 기억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제가 60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했을 때 공부하고 필기했던 내용을 나중에 들여다봤을 때 기억을 떠올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수면을 취하는 시간이 점점 부족해지다 만성 수면 부족으로 이어지면 단기 기억 및 장기 기억을 형성하고 검색하는 능력이 필자처럼 크게 떨어져, 기억을 하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불면증으로 인한 인지 장애
하루 동안 잠을 설치면 그다음 날의 일정이 생각만큼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험을 겪어봤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루가 아니라 이틀, 일주일, 한 달 등 수면 부족이 장기화되면 기억력에만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명확하게 생각하고 집중을 하며 신중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인지 저하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24~48시간이 지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어 있으면 새로운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과 집중력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20여 년 전 임용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꼼꼼하게 필기(60시간을 못 잤는데도 수업시간에 전혀 졸지는 않았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종일 머리가 멍한 기분이 들며 집중을 하는 데도 기억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효과적으로 학습을 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저처럼 나중에 기억을 되살리기도 어렵습니다. 수면 부족이 장기화되면 단기 기억뿐만 아니라 작업 기억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건강 검진 예약을 위해 병원에 전화를 걸었더니 본인 인증을 해야 한다면서 인증번호 6자리를 보내주었는데,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상담원에게 말을 하려 해도 기억을 바로 떠올리지 못해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장기간 수면이 부족하면 단기 기억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뇌의 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수시로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방금 전 나눈 대화가 무엇이었는지 세부사항을 기억할 수 없는 건망증을 경험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다 보니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할 수 있으며,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저는 60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했을 때 의사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하루 동안 일어났던 세부적인 사항을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아무렇지 않게 가벼이 넘겼던 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장기간의 수면 부족은 인지 저하로 인해 정보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일상적인 상황에 적용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수면 부족-기억에 미치는 영향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인지 장애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뇌, 기억을 형성하고 회상을 담당하는 영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는 데 관여하는 해마는 수면이 부족하면 다른 기관이나 신경들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해마는 뇌의 주요 기억을 담당하는 센터로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해마의 기능이 손상되고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거나 오래된 기억을 되찾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밤에 잠을 못 자면 해마의 활동이 크게 감소하여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이전에 학습한 내용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정한 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해마의 기능이 중단되어, 당일 오전에 한 일이나 마주 앉아 있는 사람과 5분 전에 나눈 대화 같은 가장 단순한 세부사항조차 기억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뇌 영역의 일부인 편도체에도 영향을 미쳐 감정을 처리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게 합니다. 편도체는 정서적인 기억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수면이 부족한 경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감정과 관련된 사건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만듭니다. 실제로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에는 무척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폭발적으로 감정을 분출하는 반면, 긍정적인 감정에 공감을 표현하는 것은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본래 긍정적인 사람(어느 정도였냐면, 지금의 이 세상은 정말 살기 좋고 아름다워!라고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이었으나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시절에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으로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잠을 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부합니다. 수면 부족이 장기화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생성이 증가하여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이 손상될 수 있고, 해마를 수축시켜 기억력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론
일상생활을 하면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꼬박 새운다는 것은 생각보다 괴롭습니다. 적당히 수면을 취해야 기억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기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결정을 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노년에 접어들지 않았음에도 주위 사람들보다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증세를 보이고는 합니다. 평상시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수면 부족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떠올려 보기 바랍니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며 만성 스트레스까지 겹치면 뇌 손상이 악화되어 잠을 잔다 자더라도 기억 장애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으므로, 오늘부터라도 적절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마음을 편히 다스리고 의사의 도움을 받기를 바랍니다.